집중력 있는 유튜브 활용

집중력 있는 유튜브 활용

깊은 주의력을 요청하는 꼼꼼히 읽기를 바탕으로 방영 중인 드라마의 다음 회 차, 혹은 결말을 예측하면서 구독과 좋아요 를 유도한다. 소위 ‘뇌피셜’이라 불리는 이 비공식 스포 일러 들을 통해 서사적 경험은 정서보다 논리적 서사-게임으로 전환된다. 이와 같이, 대중문화로서 드라마나 영화의 저해상도 이미지들이 전유 되는 방이 것은, 슈타이얼이 지적한 대로, 바로 그 저항이 자본의 기호 화 작용에 순응하여 “결국 몰입보다는 인상을, 사색 보다는 강렬함을, 상영보다는 미리 보기를 바탕으로 압축된 주의 집중 시간을 통해 번창하는 정보 자본주의에 완전히 통합”되는 방식, 즉 플랫폼 경제의 노동 양식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조나선 벨러(Jonathan Beller)의 말처럼, 영화가 상품들이 이미지로 추상화 되고 소외되면서 자본을 창출하는 산업 사회 생산과 유통 양식을 닮아 있다면, 디지털 영상 제작 양식은 노동의 영역이 제한되지 않는 유연한 노동에 기반한 후기 산업 사회의 생산과 유통 양식을 닮아있다. 따라서, 분석 형 리뷰의 빈곤한 이미지들은 기존의 노동 개념으로 이해될 수 없던 영역과 양상 들을 자본주의 체제와 노동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한다.또한, 이 빈곤한 이미지들은 새로운 관객들을 생산하는데 동원된다. 슈타이얼에게 빈곤한 이미지들은 우리에게 현실의 대상이 아니라 그 이미지들의 “존재 조건”을 드러낸다. 따라서, 슈타이얼은 빈곤한 이미지의 유통이 제작자와 소비자의 불 규칙적이고 우연적인 동시 적 연결과 분산 된 청중을 동시에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지가 베르토프는 이미지가 역사적 인식을 바탕으로 세계의 노동자들 사이에 시각적 유대감을 창출한다고 기대했지만, 동시대 빈곤한 이미지의 유통은 연결의 현재 성으로서 시각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 시각적 유대감은 한편으로 미래(이후 서사 전개)를 예측 가능한 시간으로 변환하는 것에서 비롯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실제 서사 진행에서 어긋나거나 벗어난 시간들을 생성하기도 한다. 움직임이 제거된 저 화질의 이미지들로 구성된 리뷰 영상은 기존 롱폼 콘텐츠의 상품-이미지들로 만들어진 브리 콜라주이다. 인류 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제시한 개념인 브리 콜라주는 주변의 사물들을 재 배열하고 재 맥락화 하는 창조물을 일컫는다. 사운드와 분리된 영상 이미지들과 아카이브 이미지들과 자막의 브리 콜라주는 원래 영상의 시간성 을 멈춤의 시간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종종 자막과 재 배치된 스틸 이미지들은 멈춤의 시간에서 다른 시간으로 분기 하게 된다. 여기에 소설, 시 등 다른 인문학 자료들이 연결되기도 한다. 여기서 두드러지는 것은 서사가 결핍 된 이미지이다. 현실 세계 배우들의 사진은 영상물의 이미지를 대체하기 때문에 관람 자는 서사로부터 거리를 두고 서사와 만날 수 있게 한다. 이미지3이 보여주듯이, 잘 차려 입은 배우로서 김지원과 손석구의 이미지는 <나의 해방일지>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들어하는 드라마 속 두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자막과 상반된다. 또한, 이미지 4의 경우처럼, 서사로부터 발췌 된 영상 이미지들이 멈추어진 채 재 배치되어 사색을 요청한다. 이 서사가 결핍 된 이미지들이 만들어내는 멈춤 들은 요약 형이 드러내는 주목 경제의 정보 과잉과 정보로 가득한 발췌 된 영상이 무한 루프(loop)되는 숏츠로 부터 도피 혹은 그것에 대한 반작용처럼 보인다. 이처럼, 저 화질의 이미지와 서사 밖의 인물 사진들은 서사 구조/ 이미지의 경제 체계에 대한 징후이면서 작품으로부터 거리를 둔 멈춤의 시간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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